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를 이해하는 곳
사람들은 대개 같은 문제가 반복될 때 심리상담을 찾는다.
관계가 바뀌어도 비슷한 갈등을 겪는다. 거절하고 싶었지만 또다시 상대의 요구를 들어준 뒤 지친다. 이번에는 다르게 살아 보겠다고 결심하지만 어느 순간 이전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면 묻게 된다.
“나는 왜 알면서도 같은 일을 반복하는가?”
Inner Work Notes는 이 질문을 다루는 심층심리학 기록이다. 꿈과 무의식, 어린 시절에 형성된 관계 방식이 현재의 감정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본다.
반복되는 행동은 아무 이유 없이 생기지 않는다. 지금은 자신을 힘들게 하는 행동도 처음에는 불안, 거절, 수치심과 상실을 견디기 위해 만들어졌을 수 있다. 그 이유를 이해하지 않고 행동만 바꾸려고 하면 잠시 달라지는 듯하다가 다시 익숙한 방식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글은 사람을 고쳐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문제가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무엇으로부터 자신을 지켜 왔으며, 현재의 관계에서는 어떤 결과를 만들고 있는지를 이해하려 한다.
왜 ‘기록’이라고 부르는가
이 사이트는 심리치료 프로그램이나 단계별 자기계발 과정이 아니다. 몇 가지 방법으로 삶을 빠르게 바꿀 수 있다고 약속하지도 않는다.
상담과 수퍼비전 현장에서 반복해서 마주한 심리적 문제를 이론과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글이다.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독자가 자신의 경험을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설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글을 구성하는 세 가지 관점
융의 분석심리학
융의 분석심리학은 내가 인정하지 않고 밀어낸 마음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설명한다.
자신은 화가 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의 분노에는 지나치게 예민할 수 있다. 의존적인 사람을 싫어하지만 혼자 남겨지는 것은 견디지 못할 수도 있다. 겉으로는 강한 모습을 보이지만 꿈에서는 길을 잃거나 쫓기는 사람으로 나타날 수 있다.
융은 자신에게 없다고 여기며 밀어낸 부분을 ‘그림자’라고 불렀다. 사회와 관계에 적응하기 위해 남에게 보여 주는 얼굴은 ‘페르소나’라고 불렀다.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타인에 대한 강한 비난이나 끌림, 반복되는 갈등, 꿈속의 인물과 사건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다. 내가 누구에게 끌리고 누구를 견디지 못하는가는 내 무의식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이다.
대상관계 이론
대상관계 이론은 어린 시절의 관계가 현재의 관계에서 어떻게 반복되는지를 설명한다.
아이는 자신을 돌보는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사랑받는 방법과 버림받지 않는 방법을 배운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을 때 거절당한 사람은 상대에게 맞추는 방식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겉으로는 배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에는 피로와 분노가 쌓인다. 결국 갑자기 관계를 끊거나 상대를 원망하게 된다.
위니캇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감추며 만든 자아를 ‘거짓자기’라고 설명했다. 거짓자기는 가식적인 태도가 아니라,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면 관계가 깨질 수 있다고 느낀 사람이 만든 생존 방식이다.
따라서 행동을 바꾸기 전에 왜 그런 방식이 필요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정신분석
정신분석은 증상을 제거해야 할 고장으로만 보지 않고, 증상이 담당하는 기능을 살펴본다.
불안은 자신이 피하고 있는 위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강박적인 행동은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통제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 무기력은 더 이상 타인의 요구에 끌려가지 않으려는 저항일 수 있다.
증상이 무엇을 막고 무엇을 대신 표현하는지 알아야 변화가 가능하다.
누가 쓰는가
김형근이다. 서울중독심리연구소 소장이며 대상관계 수퍼바이저이다. 목회상담학 박사(D.Min.)이고 중독상담전문가로서 26년 동안 임상 현장에서 상담과 교육, 수퍼비전을 해 왔다.
현재 맡고 있는 일은 다음과 같다.
- 서울중독심리연구소 소장
- 사단법인 자기사랑커뮤니티 이사장
- 현대정신분석교육원 원장
- 한국기독교심리상담학회 수퍼바이저
- 한국보호관찰학회 이사
-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정책자문위원
이전에 맡았던 일은 다음과 같다.
- 한국대상관계심리치료협회 총무이사
- 한신대학교 정신분석대학원 외래교수
- 제주열방대학교 ABC중독학교 강사
경력을 밝히는 이유는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독자가 이 글이 어떤 경험과 관점에서 쓰였는지를 알고 그 내용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심리와 영성을 함께 다루는 이유
임상 경험에 『기적수업』과 『신과 나눈 이야기』가 제시하는 영적 관점을 함께 적용하고 있다.
인간이 자신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죄책감과 용서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는 심리적 문제이면서 영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영적인 설명으로 심리적 상처를 덮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심리학이 인간의 의미와 초월에 대한 질문을 제외해서도 안 된다. 마음의 상처가 만들어진 과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면서, 그 상처에 묶이지 않고 살아갈 방향을 함께 찾고자 한다.
자기계발 글과 무엇이 다른가
자기계발은 대체로 목표를 정하고 행동을 바꾸는 방법을 제시한다. 생활 습관을 만들거나 구체적인 능력을 향상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깊은 관계 문제는 방법을 몰라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거절하면 버림받을까 두렵기 때문에 거절하지 못한다. 갈등이 생기면 관계가 끝날 것 같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숨긴다. 실패하면 자신이 무가치한 사람으로 드러날 것 같아 시작을 미룬다.
이런 문제는 행동 지침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행동을 만든 두려움과 그 행동 때문에 현재 치르고 있는 대가를 함께 보아야 한다.
그래서 이 글은 해결 방법을 제시하기 전에 다음과 같이 묻는다.
- 상대가 실망하면 왜 내가 잘못한 것처럼 느껴지는가?
- 가까워지고 싶으면서도 관계가 깊어지면 왜 도망치고 싶은가?
- 왜 나를 힘들게 한 사람과 비슷한 사람에게 다시 끌리는가?
- 완벽하게 해내지 못하면 왜 시작조차 할 수 없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독자는 자신의 행동을 결함으로만 보지 않고, 그 행동이 만들어진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