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앞에서 크게 웃을수록 혼자 있을 때 공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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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에서는 크게 웃었는데 집에 돌아와 문을 닫는 순간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목소리와 몸짓이 큰 사람이 모두 속이 공허한 것은 아닙니다. 기질과 문화, 상황에 따라 표현 방식은 다릅니다. 이렇게 밖에서는 크게 웃고 집에서는 텅 비는 일이 되풀이되는지 살펴야 합니다.

혼자 있을 때 공허하다면, 사람들 앞에서 크게 웃는 것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요?

사람들 앞에서는 지나치게 활기차지만 혼자 있는 순간 견디기 어려운 공허가 찾아온다면, 그 큰 웃음과 몸짓은 즐거움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계속 들뜨게 해서 공허를 느끼지 않으려는 시도일 수 있습니다.

크게 웃을 때 드는 살아 있는 느낌은 모임이 끝나면 어떻게 될까요?

집에 와서 찾아오는 공허는 내 감정이 희미하고 내가 살아 있지 않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런 느낌이 속에 깔려 있을 때 모임에서 크게 웃고, 술을 마시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 몸과 기분이 한껏 들뜹니다. 심장이 뛰고 사람들이 반응하면 ‘내가 여기 있다’는 느낌이 생깁니다. 이처럼 강한 자극을 찾아 살아 있다는 감각을 스스로 만들어 내려는 것을 ‘자기 자극’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극이 사라지면 공허가 돌아옵니다. 희미해서 느끼지 못하던 내 감정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음 모임에서도 다시 크게 웃고 관심을 받아야 ‘내가 여기 있다’는 느낌을 얻습니다. 속은 그대로인 채 자극만 되풀이됩니다.

지나치게 강하거나 들뜬 모습 밑에는 무엇이 가려져 있을 수 있을까요?

사람은 견디기 어려운 감정의 반대 모습을 앞세우기도 합니다. 무력감을 느끼기 싫어 과도하게 강한 척하고 열등감을 감추려고 자신을 크게 내세우는 식입니다. 지나치게 들뜬 상태(조증 같은 모습)도 가라앉은 마음, 곧 우울을 가리려고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든 지나치게 드러나면, 그 밑에 반대되는 감정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큰 웃음 뒤에 공허가 찾아오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밖으로 드러난 큰 활기 밑에 그 반대인 텅 빈 마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밝은 태도만 보고 숨은 우울이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수면이 줄어도 피곤하지 않고 말과 활동이 급격히 늘거나, 충동적 소비와 평소라면 하지 않을 위험한 행동이 함께 나타난다면 조증이나 경조증(조증보다 가벼운 형태)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그 활기가 무엇을 가리는지 따지기보다 전문가의 평가를 먼저 받아야 합니다.

약함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왜 오히려 강할까요?

앞에서 본 것처럼 자기가 강하다고 계속 주장하는 사람은 사실 약한 부분을 가리고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기 약한 부분을 솔직하게 약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오히려 강하고 용기 있는 사람입니다. 약함을 입 밖에 내려면 그 약함을 견딜 힘이 먼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외롭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까 두렵다’고 말하려면 약한 모습을 보여도 관계가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필요합니다. 견딜 힘이나 이 믿음이 부족하면 슬픔을 직접 말하지 못하고 더 크게 웃거나 더 강한 사람처럼 행동합니다.

약함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아무에게나 털어놓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약함을 드러낸다고 언제나 안전한 것은 아니어서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상황을 골라야 합니다.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실제 감정을 숨기지 않아야 합니다. 자신에게 감정을 숨긴다는 것은 외로움이나 두려움을 느끼지 않으려고 웃음으로 덮어 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웃음이 멈춘 뒤, 무엇을 피하려 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집에 돌아온 뒤 공허가 찾아오면 곧바로 영상을 틀거나 술을 마시기 전에 그날의 순간을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인정받고 싶어 과장한 장면이 있었는지, 불편한 질문을 웃음으로 넘겼는지, 혼자 남는 것이 왜 견디기 어려운지 적어봅니다. 그리고 그 순간 웃음으로 덮은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외로움인지 두려움인지 이름을 붙여 봅니다.

웃음을 줄이는 것이 목표는 아닙니다. 그 웃음이 즐거워서 나온 것인지, 외로움이나 두려움 같은 감정을 가리려고 나온 것인지 구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웃고 난 뒤 혼자 있을 때 텅 빈 느낌이 되풀이된다면, 그 웃음은 그런 감정을 가리고 있었을 수 있습니다. 공허가 돌아온 것은 느끼지 못하던 내 감정이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 말할 수 있게 되면, 사람들의 관심이나 큰 웃음이 없어도 ‘내가 여기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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