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요구를 다 들어줄수록 불안이 커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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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대답이 기분에 따라 바뀌면 아이는 규칙보다 무엇을 먼저 읽을까요?

어제는 허용한 일을 오늘은 화를 내며 금지하고 안 된다고 말한 뒤 아이가 울면 다시 허용하는 부모가 있습니다. 아이는 무엇이 가능한지 배우지 못하고 부모의 표정과 목소리를 살핍니다. 같은 일을 해도 오늘은 부모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렇게 하면 엄마가 이렇게 나오니까 나는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계산이 서지 않으니 아이는 대처할 방법을 몰라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부모에게는 무엇보다 일관성 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다만 일관성은 어떤 상황에서도 똑같이 행동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상황이 달라졌거나 부모가 잘못 판단했다면, 아이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바꿀 수 있습니다. 아이가 울어서 다시 허용하는 것은 이와 다릅니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울음을 멈추게 하려고 기준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규칙이 왜 필요한지 아이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그 순간의 기분에 따라 기준을 바꾸지 않아야 합니다.

부모가 선을 분명히 지키면 아이는 왜 오히려 안정될까요?

아이가 표정을 찡그릴 때마다 부모가 물러서면 아이는 자신이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지 계속 확인합니다. 원하는 것을 얻었으니 편안해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무엇을 하든 부모는 내 마음대로 움직여 준다’고 느끼면, 아이는 오히려 더 불안해집니다. 어디까지는 되고 어디부터는 안 되는지, 아이 마음속에 뚜렷한 선이 생기지 않기 때문입니다.

선이 없으면 불안한 것은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강의가 언제 끝날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조금만 지루해져도 견디기가 무척 힘듭니다. 그런데 아홉 시에 끝난다는 것을 알면 ‘아홉 시까지니까 그때까지 참아야지’ 하고 자기를 다시 다잡습니다. 이처럼 정해진 선은 사람을 안정시킵니다.

그래서 무조건 다 잘해준다고 아이가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아이도 부모가 자기를 잡아주기를 바랍니다. ‘오늘 게임은 한 시간까지’라고 정했다면, 아이가 찡그리고 떼를 써도 부모가 차분히 그 기준을 지키는 것이 잡아주는 일입니다. 그러면 아이는 화가 나도 어디까지가 되는지 압니다.

부모가 선을 지키면 아이는 화를 내고 갈등이 생깁니다. 부모는 그 갈등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그 갈등이 아이 마음속에 선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경험이 되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더 못 해서 속상해도 그 일로 부모와의 관계가 끊어지지는 않습니다. 아이는 이런 경험을 하며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도 속상한 마음을 견디고 다시 안정되는 법을 배웁니다.

부드러움과 단호함은 어떻게 함께 설 수 있을까요?

아이를 대할 때 부드러움은 늘 앞에 서 있고 그 뒤에 단호함이 버티고 서 있습니다. 아이가 먼저 만나는 것은 부모의 부드러움입니다. 하지만 안 되는 것 앞에서는 부모가 ‘이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흔들림 없이 보여줍니다. 이것이 뒤에서 버티는 단호함입니다.

부드러움은 아이의 마음을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더 하고 싶어서 화가 났구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단호함은 그 감정을 없애려 하지 않으면서도 ‘그래도 오늘 게임은 여기까지다’라는 기준을 지키는 것입니다.

소리를 지르거나 겁을 주는 것은 단호함이 아닙니다. 반대로 아이의 울음을 멈추게 하려고 정해 둔 기준을 바꾸는 것도 공감이 아닙니다. 아이의 감정은 받아주고 행동의 한계는 어른이 책임지고 지킵니다. 이것이 아이를 받쳐주는 일입니다.

아이가 화를 표현하는 것과 때리거나 던지는 행동은 어떻게 구분할까요?

아이는 화를 내고 따지고 싫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을 때리거나 물건을 던지는 행동은 멈춰야 합니다. 부모는 ‘화난 것은 이해하지만 때리게 둘 수는 없다’고 감정과 행동을 나누어 말해야 합니다. 때리는 것은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때렸을 때 부모의 태도가 그때그때 왔다 갔다 하면, 아이는 그 선이 어디인지 배우지 못합니다.

야단을 더 칠지 덜 칠지보다 먼저 살필 것은 무엇일까요?

아이의 불안을 줄이려고 야단을 더 쳐야 할지 덜 쳐야 할지부터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준이 흔들리면 야단을 치든 안 치든 아이는 계속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우리 집의 기준이 무엇인지, 부모가 흥분하지 않고 그 기준을 지킬 수 있는지, 한바탕 부딪힌 뒤에도 아이와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고 다시 가까워지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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