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안에 서로 다른 마음이 함께 드는 것은 이상한 일일까요?
친구의 성공을 축하하면서도 부러운 마음이 들고 회사를 그만두고 싶으면서도 안정된 월급을 놓치기 두려울 수 있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면서 잠시 혼자 있고 싶기도 합니다. 이런 상반된 마음은 내가 거짓된 사람이거나 인격이 여러 개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람의 마음은 상황과 역할에 따라 서로 다른 욕구를 드러냅니다. 심리치료에서는 이런 마음 하나하나를 ‘마음의 부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마음을 알아차리고 각 마음이 무엇을 원하는지 살핀 뒤 내 삶에서 무엇을 할지 정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두려울 때 우리는 속으로 ‘내가 두렵구나. 지금 두렵지. 괜찮아.’ 하고 스스로에게 말하기도 합니다.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고 그 마음을 알아보고 말을 건네는 마음이 또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내 안에서 여러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 마음이 생각하는 것을 다른 마음이 알고 있을 때, 여러 마음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연결되어 있으면 마음이 여럿이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한 마음을 없는 것처럼 밀어내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밀어낸 마음은 사라지기보다 다른 행동으로 돌아옵니다. 화가 난 마음을 내가 완전히 없는 것처럼 여기면, 그 분노는 갑작스러운 폭발이나 냉소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부끄럽다고 밀어내도 그 마음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오히려 다른 사람의 칭찬에 지나치게 매달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회사를 그만두고 싶으면서도 월급을 놓칠까 두렵다면, ‘지금은 떠나고 싶은 마음과 남고 싶은 마음이 함께 있구나’ 하고 스스로에게 말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느 마음도 밀어내지 않고 두 마음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진짜 내 마음인지 급하게 정하기보다 두 마음이 각각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지키려 하는지 물어보는 것입니다. 떠나고 싶은 마음은 회사에서 존중받기를 원할 수 있고 남고 싶은 마음은 생계를 지키려 할 수 있습니다.
‘내 안의 화난 부분이 그랬다’고 하면 책임이 사라질까요?
‘내 안의 화난 부분이 그랬다’고 말해도 타인에게 상처를 준 행동의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여러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기 전에 어떻게 할지 고를 여유를 만들려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화가 났구나’ 하고 알아차리면, 화가 나는 대로 곧바로 행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감정은 모두 들을 수 있지만 모든 충동을 실행할 필요는 없습니다.
종이에 각 마음이 원하는 것과 두려워하는 것을 나누어 써 보는 방법도 도움이 됩니다. 그다음 지금 내가 처한 현실과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맞는 행동을 정합니다. 여러 마음을 모두 품고 있어도, 결정하고 그 행동을 책임지는 사람은 나 한 사람입니다.
기억이 끊기거나 일상이 무너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음들 사이가 너무 벌어져서 한 마음이 생각하는 것을 다른 마음이 몰라버리는 상태를 해리라고 합니다. 앞에서 말한 연결이 끊어진 것입니다. 이것은 여러 마음이 서로 부딪치는 단순한 갈등과는 다릅니다. 한동안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통째로 기억나지 않거나, 낯선 장소에서 정신을 차리거나, 내가 나 같지 않고 다른 사람처럼 느껴져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다면, 혼자 해석하지 말고 정신건강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흔히 다중인격이라고 부르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이렇게 연결이 끊어진 상태가 병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있는 여러 마음과는 다릅니다.
건강하다는 것은 내 안에 한 목소리만 남는다는 뜻일까요?
건강하다는 것은 내 안에 한 목소리만 남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두려움과 욕구, 분노와 애정을 모두 알아차리고 그 마음들을 서로 연결된 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무엇을 할지는 내가 책임 있게 고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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