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작업 노트Inner Work Notes
책상 앞에서 몇 시간씩 성공한 내 모습만 떠올리며 일을 시작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 공상이 실패할까 봐 두려운 마음과 무력감을 잠시 덮어 주기 때문입니다.
힘들었던 일을 물으면 아무렇지 않다고 답하는데, 별일 없는 날에도 몸이 무겁고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 일을 잊으려 하며 눌러 둔 감정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힘을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화가 올라올 때마다 나쁜 마음이라며 눌러 왔는데 해야 할 말도 못 하게 되고 새 일을 시작할 의욕까지 사라졌다면, 화를 내는 힘과 삶을 움직이는 힘이 같은 힘이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오늘은 혼자 있고 싶어’라고 할 때 누구는 피곤한가 보다 하고 넘기고, 누구는 하루 종일 불안합니다. 어린 시절의 두려움이 남아 같은 말에 다른 의미를 붙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살아 있어도 ‘언젠가는 나를 이해해주겠지’ 하는 기대 때문에 만날 때마다 같은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바라던 부모의 모습을 놓지 못해, 받지 못한 사랑을 애도하지 못한 것일 수 있습니다.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 다시 묻는 대신 목소리부터 커진다면, 모르는 자신을 견디지 못해서일 수 있습니다. 아기 때의 ‘다 알아야 한다’는 마음이 남아 있으면, 못 알아들은 것을 상대 잘못으로 돌립니다.
모임에서는 크게 웃었는데 집에 오면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일이 되풀이된다면, 그 웃음은 스스로를 들뜨게 해서 공허를 느끼지 않으려는 시도일 수 있습니다.
상사가 업무 절차를 알려줬을 뿐인데 ‘네가 뭔데 나를 시켜’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모욕하며 명령하던 아버지가 상사에게 겹쳐, 아버지 앞에서 말하지 못한 분노까지 함께 올라오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유난히 거슬린다면, 내가 인정하기 어려운 욕구나 분노를 그 사람에게서 찾아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투사가 무엇이고, 싸울수록 왜 상대가 나쁘다는 확신이 커지는지 설명합니다.
할 일이 쌓였는데 이불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날이 있습니다. 게으름 탓만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감당할 힘을 넘어서자 마음이 어린아이처럼 있고 싶은 상태로 돌아간 것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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