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이 되려고 감정을 누르면 분노는 다른 방식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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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상대를 공격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요?

화가 났을 때 욕설을 내뱉는 것과 ‘그 말을 들으니 무시당한 것 같아 화가 납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모두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는 행동입니다. 그러나 상대에게 미치는 결과는 다릅니다. 욕설은 상대를 위협하거나 모욕합니다. 그런 말을 들은 상대는 나를 좋게 보지 않고 나를 되받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문장은 상대를 공격하지 않고 내 안에서 일어난 일을 진솔하게 설명합니다.

감정은 옳고 그름의 대상이 아니지만 표현 방식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화를 느낄 수는 있어도 물건을 던지거나 사람을 때릴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표현은 감정을 숨기지 않고 진솔하게 말하되,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화와 서운함을 누르면 그 감정은 어디로 갈까요?

어린 시절 ‘착한 아이는 화내지 않는다’, ‘부모에게 서운해하면 나쁜 자식이다’라는 말을 반복해서 들으면 화와 서운함이 올라오는 순간 스스로를 검열합니다. 감정을 말하기도 전에 ‘이런 마음을 가지면 안 된다’고 판단하고 눌러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눌러 둔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몸이 긴장하고 사소한 말에도 예민해지거나, 상대를 피하고 뒤에서 비난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오래 참은 끝에 갑자기 폭발하기도 합니다. 눌리고 또 눌린 감정은 공격적인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더 심해지면 잔인하고 파괴적인 마음이 됩니다. 그런 마음을 한 번도 말로 꺼내지 못한 채 1년, 2년이 지나면 어느 순간 실제 행동으로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물론 눌린 감정이 모두 잔인한 행동이나 범죄로까지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쌓아 두기만 하면 나는 늘 긴장하고 예민한 채로 지내게 되고 곁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도 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감정이 조금 쌓였다 싶을 때 빨리빨리 표현해서 덜어 내야 합니다.

감정과 해석은 어떻게 나누고, 원하는 것은 어떻게 요청할까요?

‘무시당한 것 같아 화가 난다’고 할 때, 화가 난 것은 내가 실제로 느낀 감정입니다. 하지만 ‘무시당했다’는 것은 내 해석이어서 상대가 정말 나를 무시하려 했는지는 확인해 봐야 합니다. 이 둘을 나누면 상대를 공격하지 않고도 대화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늘 나를 무시해’라고 말하면 내 해석을 사실처럼 단정하는 것이 됩니다. 그러면 상대는 공격을 받았다고 느끼고 나를 좋게 보지 않습니다. 그렇게 단정하는 대신 ‘내가 말할 때 휴대전화를 보면 내 이야기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속상해’라고 말해 봅니다. 이 말에는 상대가 한 일(휴대전화를 본 것), 그때 든 내 해석(내 이야기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내 감정(속상하다)이 따로따로 들어 있습니다. 해석도 ‘~것 같아’라고 말해서 사실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상대가 휴대전화 보는 행동을 멈추거나 내가 바라는 행동을 해 주기를 원한다면, 요청까지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야기하는 십 분 동안 휴대전화를 내려놓아 줄 수 있나요?’처럼 실행할 수 있는 문장으로 말합니다. 상대에게는 요청을 거절하거나 다른 방법을 제안할 권리가 있습니다.

감정을 안전하게 표현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감정이 너무 강할 때는 즉시 대화하지 않고 몸을 진정시킨 뒤 그 대화로 다시 돌아오는 편이 낫습니다. 자리를 피하되 언제 다시 이야기할지 알리고, 호흡하거나 걷고, 종이에 감정을 적을 수 있습니다. 폭력이나 위협이 있는 관계에서는 솔직한 표현보다 먼저 거리를 확보하고 믿을 만한 주변 사람이나 상담 기관, 경찰 같은 곳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표현은 단순히 속에 있는 말을 모두 쏟아내는 일이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그때 내가 정말 바란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래서 상대에게 무엇을 요청하는지를 말하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무시당했다는 느낌은 다른 말로 하면 ‘왜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느냐’는 마음입니다. 그때 내가 정말 바란 것은 사랑받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마음을 상대를 몰아붙이는 말로 하면 당연히 바라던 사랑을 받지 못합니다. 그러니 몰아붙이는 대신 ‘나는 당신에게 사랑받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많이 슬펐어’라고 진솔하게 말합니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감정을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상대를 해치지 않게 말하는 것이 더 성숙한 자기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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