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을 반복하면 자기 사랑이 바로 생길까요?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너 자신부터 사랑해야 해’라고 말하면 도움이 되기보다 또 하나의 과제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이미 자신을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자기 사랑까지 못한다고 평가받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거울을 보며 긍정적인 말을 하거나 감사 일기를 쓰는 방법도 어떤 사람에게는 맞지만 모두에게 같은 효과를 내지는 않습니다. 사람마다 자기에게 맞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번에 찾기는 어렵고 이것도 해 보고 안 되면 저것도 해 보면서 자기 나름의 방식을 찾아가야 합니다.
자기 사랑은 남이 하라고 해서 생기지 않고 좋은 말을 억지로 되풀이한다고 생기지도 않습니다. 자신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합니다. 예를 들면 자신의 감정과 필요를 무시하지 않는 것, 실수했을 때 자신을 모욕하는 대신 책임을 지는 것, 몸이 다칠 수 있는 해로운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을 대하는 경험이 쌓일 때 자기 사랑은 조금씩 자랍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을 도우려면 어떤 관계가 필요할까요?
곁에 있는 사람이 스스로를 학대하듯 대하거나 자꾸 자기를 고통 속에 두는 모습을 보면, 보는 사람은 어떻게든 돕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상대가 내 조언을 거부할 때 나아지려는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기 전에, 둘 사이에 그 조언을 안심하고 들을 만큼 신뢰가 쌓였는지 살펴야 합니다. 신뢰가 없는 사이에서 건넨 조언은 ‘네가 내 고통을 알아?’라는 말로 돌아오기 쉽습니다. 오랫동안 비난받은 사람은 친절한 말을 들어도 그 말대로 하지 않으면 또 비난받을까 봐 경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해야 좋아질 거야’라고 말하기보다 ‘지금 무엇이 가장 힘들고, 어떤 도움은 받아들일 수 있겠어?’라고 묻는 편이 낫습니다.
먼저 상대를 위로하고 공감해 주면서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제안은 그다음에 해 볼 수 있습니다. 도움을 주는 사람은 정답을 쥐고 상대를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닙니다. 고를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고 시도할 속도를 존중하며 실패해도 관계가 끊어지지 않는다는 경험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존중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과 다릅니다. 곁에서 계속 함께하되, 위험이 클 때는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위험이 클 때 돕는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상대가 자해하거나, 구체적인 자살 계획을 말하거나, 누군가의 폭력이나 강요 때문에 위험에 놓여 있다면 평소처럼 묻고 기다리는 방식만으로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위험이 클 때, 특히 생명이 위급할 때는 상대가 동의하기만 기다리지 말고 안전부터 지켜야 합니다. 상대를 혼자 두지 않고, 다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을 치우고, 바로 도움을 받게 해야 합니다.
위기 상황이든 평소든, 도움을 주는 사람도 자기 힘의 한계를 알고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맡아야 합니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 상대에게도 건강한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상대가 치료를 받을지, 무엇을 선택할지까지 전부 내가 책임지려 하면 돕는 사람이 먼저 지치고 지친 사람은 그런 사랑을 주기 어려워 결국 두 사람 모두 지칩니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상대에게 말하고 가족·의료진·상담자 등 여러 사람이 함께 돕도록 해야 합니다.
자기 사랑은 어디에서 시작될까요?
오늘 자신을 좋아하지 못하더라도 끼니를 챙기고, 자신에게 하는 모욕적인 말을 멈추고, 치료 중이라면 치료 약속에 가는 행동은 할 수 있습니다. ‘나는 훌륭하다’는 확신보다 ‘힘든 나를 더 해치지는 않겠다’는 결정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자기 사랑은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생긴 다음에야 시작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자신을 대하는 행동에서 시작됩니다.
누군가를 자기 사랑으로 이끌고 싶어도, 소를 코에 꿰어 끌고 가듯 억지로 데려갈 수는 없습니다. 자기 사랑은 누구나 하고 싶지만 자신의 아픔이나 생각, 신념 때문에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는 지금 안 되는 그 상태를 존중하고 그 사람이 무엇이 힘들고 무엇이 필요한지 스스로 말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변화의 주인은 당사자입니다. 하지만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까지 당사자가 혼자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이 그 사람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할 수 있게 될 때까지 품어 주고 계속 함께 있어 줄 수는 있습니다. 그렇게 곁을 지키는 사람들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이 되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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